
케냐에서 가장 척박한 땅 투르카나(Turkana) 주에 위치한 카쿠마 (Kakuma) 난민캠프. 고된 피난의 여정을 거친 후 카쿠마 땅에 정착한 난민들과 이곳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도 여기 사는 난민들 모두에게 이곳은 캠프의 차원을 넘어선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2020년을 되돌아보며, 지금부터 카쿠마 난민캠프에서 올 한 해 시작된 특별한 도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물과 위생, 당연하지 못한 권리
팀앤팀은 지난 2014년부터 카쿠마 난민캠프의 식수위생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부터는 ‘학교’를 중심으로 난민 아이들이 올바른 위생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교내 환경개선 활동들을 실시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아이들은 학교에서는 충분한 물로 손을 씻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집으로 돌아가서는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 큰 도전 과제로 다가왔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올바른 위생 습관들이 가정에서도 유지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깨끗한 물과 위생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지속가능발전목표, SDG 6)*가 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했습니다.
집에서 바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러나 난민캠프에서 거주 중인 난민들 은 이러한 기본적인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 목표 6. 모두를 위한 식수 및 위생시설의 접근성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관리를 확립한다.
새로운 도전, 난민캠프 가정 위생환경 개선 사업
이러한 상황에서 팀앤팀은 난민캠프를 위한 작은 도전을 계획했습니다. KOICA 인도적지원 민관협력사업으로 ‘케냐 카쿠마 난민캠프 내 가정 위생 환경 개선 사업’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난민캠프 안에서도 특히 장애를 가지고 있는 가정 또는 홍수에 취약한 가정을 대상으로 화장실을 제공하고, 제공된 화장실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도록 화장실에 대한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입니다.
화장실 제공에서 더 나아가,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화장실 형태를 적용했습니다. 바로 ‘대소변 분리형 화장실(Urine Di- verting Dry Toilet, 이하 UDDT)’입니다. 지속가능한 화장실을 설계하고 건축하고 일은 팀앤팀만의 일이었지만, 화장실을 지속 가능하게 사용되고 유지되기 위해서는 난민 주민들의 협조와 관심이 꼭 필요한 일입니다. 결국 실제로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은 저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난민 주민들이며, 이들의 참여 없이는 지속 가능한 위생환경을 구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UDDT 화장실은 일반적인 화장실과 다르게 조금은 번거롭고 귀찮을 수 있는 사용법을 꼭 준수해야 하며, 깨끗한 환경 유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화장실을 청소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과 한 마음 한 뜻이 되는일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사업 기간 동안 화장실 사용 교육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가정 방문 교육과 모니터링 활동을 실시했으며, 화장실을 사용하는 주민 간 피드백 회의 등을 통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높아진 위생 관념 덕분에 주민들은 대부분 화장실 사용과 손 씻기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한, 가정의 위생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도전이었지만, 주민들과 함께 발맞추어 나아간 덕분에 모든 활동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UDDT 화장실 이란?
UDDT 화장실은 대변과 소변을 분리시켜 대변이 완전히 건조될 수 있게 만드는 화장실입니다. 기존 구덩이 화장실 (핏 라트린, Pit Latrine) 냄새의 주원인은 사실 대변과 소변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것이었는데요. 우리 나라의 재래식 화장실을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대소변을 분리하고 재(Ash)를 투입해 대변을 건조함에 따라 화장실에서는 악취가 나지 않게됩니다.
UDDT 화장실이 지속가능한 이유는 화장실 구조에 있습니다. 그림과 같이 대변을 저장하는 칸이 총 2개가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대변칸이 다 찰때까지 사용한 후, 뚜껑을 덮어 약 1년동안 건조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옆 칸을 사용하며, 1년이 지나 건조된 처음의 칸을 비우게 되면 다시 재사용이 가능해집니다. 따라서 화장실 사용법을 제대로 익힌다면 이 화장실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며, 지면으로부터 솟아 있어 홍수로부터 안전하고 냄새도 나지 않는 친환경적인 화장실이 되는 것입니다.
to be continue 2021
카쿠마 난민캠프 내에는 다양한 국가 출신의 난민들이 공존하며 생활합니다. 사용하는 언어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 동일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저희에게는 올 한 해 특별한 도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어쩌면 번거로울 수 있는 새로운 화장실의 사용과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의견을 내주었던 난민 주민분들에게도 특별한 도전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021년에도 카쿠마 난민캠프의 가정 위생 환경 개선 사업은 계속될 것입니다. 누구나 누려야하는 물과 위생, 지속 가능한 위생 환경을 위해 올 한 해 내딛었던 카쿠마의 특별한 도전이 2021년에도 계속되도록 난민 주민들과 함께 걸어갈 것입니다.
글 국제협력팀 강혜민
지속 가능한 위생을 위한 특별한 도전
케냐에서 가장 척박한 땅 투르카나(Turkana) 주에 위치한 카쿠마 (Kakuma) 난민캠프. 고된 피난의 여정을 거친 후 카쿠마 땅에 정착한 난민들과 이곳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도 여기 사는 난민들 모두에게 이곳은 캠프의 차원을 넘어선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2020년을 되돌아보며, 지금부터 카쿠마 난민캠프에서 올 한 해 시작된 특별한 도전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물과 위생, 당연하지 못한 권리
팀앤팀은 지난 2014년부터 카쿠마 난민캠프의 식수위생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부터는 ‘학교’를 중심으로 난민 아이들이 올바른 위생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교내 환경개선 활동들을 실시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아이들은 학교에서는 충분한 물로 손을 씻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집으로 돌아가서는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 큰 도전 과제로 다가왔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올바른 위생 습관들이 가정에서도 유지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깨끗한 물과 위생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지속가능발전목표, SDG 6)*가 우선적으로 보장되어야 했습니다.
집에서 바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러나 난민캠프에서 거주 중인 난민들 은 이러한 기본적인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 목표 6. 모두를 위한 식수 및 위생시설의 접근성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관리를 확립한다.
새로운 도전, 난민캠프 가정 위생환경 개선 사업
이러한 상황에서 팀앤팀은 난민캠프를 위한 작은 도전을 계획했습니다. KOICA 인도적지원 민관협력사업으로 ‘케냐 카쿠마 난민캠프 내 가정 위생 환경 개선 사업’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난민캠프 안에서도 특히 장애를 가지고 있는 가정 또는 홍수에 취약한 가정을 대상으로 화장실을 제공하고, 제공된 화장실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도록 화장실에 대한 인식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입니다.
화장실 제공에서 더 나아가,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화장실 형태를 적용했습니다. 바로 ‘대소변 분리형 화장실(Urine Di- verting Dry Toilet, 이하 UDDT)’입니다. 지속가능한 화장실을 설계하고 건축하고 일은 팀앤팀만의 일이었지만, 화장실을 지속 가능하게 사용되고 유지되기 위해서는 난민 주민들의 협조와 관심이 꼭 필요한 일입니다. 결국 실제로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은 저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난민 주민들이며, 이들의 참여 없이는 지속 가능한 위생환경을 구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UDDT 화장실은 일반적인 화장실과 다르게 조금은 번거롭고 귀찮을 수 있는 사용법을 꼭 준수해야 하며, 깨끗한 환경 유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화장실을 청소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들과 한 마음 한 뜻이 되는일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사업 기간 동안 화장실 사용 교육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가정 방문 교육과 모니터링 활동을 실시했으며, 화장실을 사용하는 주민 간 피드백 회의 등을 통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높아진 위생 관념 덕분에 주민들은 대부분 화장실 사용과 손 씻기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한, 가정의 위생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도전이었지만, 주민들과 함께 발맞추어 나아간 덕분에 모든 활동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UDDT 화장실 이란?
UDDT 화장실은 대변과 소변을 분리시켜 대변이 완전히 건조될 수 있게 만드는 화장실입니다. 기존 구덩이 화장실 (핏 라트린, Pit Latrine) 냄새의 주원인은 사실 대변과 소변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것이었는데요. 우리 나라의 재래식 화장실을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대소변을 분리하고 재(Ash)를 투입해 대변을 건조함에 따라 화장실에서는 악취가 나지 않게됩니다.
UDDT 화장실이 지속가능한 이유는 화장실 구조에 있습니다. 그림과 같이 대변을 저장하는 칸이 총 2개가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대변칸이 다 찰때까지 사용한 후, 뚜껑을 덮어 약 1년동안 건조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옆 칸을 사용하며, 1년이 지나 건조된 처음의 칸을 비우게 되면 다시 재사용이 가능해집니다. 따라서 화장실 사용법을 제대로 익힌다면 이 화장실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며, 지면으로부터 솟아 있어 홍수로부터 안전하고 냄새도 나지 않는 친환경적인 화장실이 되는 것입니다.
to be continue 2021
카쿠마 난민캠프 내에는 다양한 국가 출신의 난민들이 공존하며 생활합니다. 사용하는 언어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 동일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저희에게는 올 한 해 특별한 도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어쩌면 번거로울 수 있는 새로운 화장실의 사용과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의견을 내주었던 난민 주민분들에게도 특별한 도전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021년에도 카쿠마 난민캠프의 가정 위생 환경 개선 사업은 계속될 것입니다. 누구나 누려야하는 물과 위생, 지속 가능한 위생 환경을 위해 올 한 해 내딛었던 카쿠마의 특별한 도전이 2021년에도 계속되도록 난민 주민들과 함께 걸어갈 것입니다.
글 국제협력팀 강혜민